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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혈압 강하 효과↑…혈압약 복용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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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의학박사 마이클 모슬리가 칼로리 제한식으로 최초 제시한 간헐적 단식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대사증후군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체중 감량 효과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 대중은 다이어트 방법으로도 많이 알고 있다.

간헐적 단식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캐나다의 신장내과 의사 제이슨 펑 박사는 <잠시 먹기를 멈추면>, <비만코드> 등의 저서에서 다양한 단식 요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간헐적 단식이 주는 효과에 대해 "단식은 단순한 다이어트 그 이상으로, 호르몬을 조절하고 혈당 수치를 안정시켜 신체가 저장된 에너지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논리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말로 간헐적 단식이 주는 건강상 이점은 무엇인지,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간헐적 단식이 주는 건강 효과에 대해 많은 임상 경험이 있는 대한정주의학회 회장 최세환(서울성모신경외과 대표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각종 만성질환의 주범 '비만', 간헐적 단식으로 다이어트 효과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비만 유병률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40대 이상 남성은 절반 이상이 비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원장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열량은 줄어드는데, 탄수화물, 과당 등의 섭취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체질량지수(bmi)가 높지 않아 스스로 비만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마른 비만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비만의 악순환을 설명했다. 

필요 이상의 과도한 열량 섭취가 부른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며,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야기한다. 최 원장은 비만 외에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라면 체중 감량과 식단 조절을 통해 대사증후군 수치를 정상 상태로 돌릴 수 있다며, 간헐적 단식을 통한 다이어트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소개했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외에 건강상 이점도 많아
간헐적 단식은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섭취 열량을 줄이는 식사법이다. 특히 하루 24시간 중 16시간 단식하고 8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는 '16:8 방식'이 실천하기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정해진 식사 외에 간식이나 야식 등 필요 없는 열량 섭취를 줄이고, 꼭 필요한 만큼만 먹는 것이 목표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면 인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혈중 농도가 줄어들게 된다. 이때 인체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체내에 저장된 지방을 태우며, 결과적으로 체중과 체지방이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체중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인체의 대사 기능이 회복되기 마련이다. 최세환 원장은 "간헐적 단식을 통해 섭취하는 음식의 열량이 줄어들면 인슐린 저항성이 낮아지면서 인체의 혈당 조절 능력이 자연스럽게 개선된다"라며 "이 외에도 장내 유익균이 늘어나며,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호르몬 균형이 개선되는 등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간혹 단식으로 인해 근육 소실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는데,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식으로 인한 직접적인 근육 손실의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운동 시 근육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낮추는 효과' 연구 결과 잇따라… 심뇌혈관질환에도 도움
간헐적 단식이 혈압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힌 연구 결과가 있다. 2022년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비만한 성인 90명을 대상으로 14주간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시험해 본 결과, 이완기 혈압이 4mmhg 만큼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식단을 조절했던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 대비 체중 감량과 이완기 혈압 조절에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라며 "간헐적 단식이 고혈압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러한 간헐적 단식의 혈압 조절 효과에 대해, 최세환 원장은 "간헐적 단식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억제해 동맥경화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혈관의 탄력을 개선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압 등의 대사 지표를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맥경화는 고혈압의 주범으로 꼽히는 질환인데, 동맥경화의 진행이 늦춰짐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 하기 전, 자신의 건강 상태 체크 후 전문가 조언 들어야
간헐적 단식을 했을 때 건강상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해도, 무턱대고 시행해서는 안 된다. 최 원장은 "기존에 들어오던 음식물의 공급이 끊기는 상황인 만큼, 초기에는 인체가 스트레스와 위기 상황으로 인식할 수 있다"라며 "호르몬의 반사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부신 호르몬이 많이 방출되고,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나트륨의 양이 평소보다 많아져 저나트륨혈증과 저혈압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병원에서 먼저 혈압 측정을 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공복혈당 수치와 간∙신장 기능을 확인해 본 후 간헐적 단식을 해도 문제가 없는지 의료진과 상의를 해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만약 기저질환 등 건강상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사전에 기본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16:8 방식을 기준으로, 처음에는 하루에 12시간 정도의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후, 1주일 정도 간격으로 약 2시간씩 단식 시간을 늘려 가는 방식으로 2~3주에 걸쳐 하루 16시간 단식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 전 가정용 전자 혈압계를 구비해 두고, 하루 2~3회 정도 혈압과 맥박을 재 두는 것도 좋겠다.

제이슨 펑 박사 역시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간헐적 단식과 함께 탄수화물이 적은 식단을 하면 혈압이 빠르게 내려갈 수는 있지만, 평소와 같은 양의 혈압약을 계속해서 복용하다 보면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라는 설명이다. 이외에 수분 섭취 변화 등으로 인해 △입술 마름 △피로감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간헐적 단식,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헐적 단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체중과 건강을 관리하려면 단순히 단식 시간을 지키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단식 후 식사를 할 때는 음식을 급하게 먹기 쉬운데,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나와 단식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 또 식단을 구성할 때는 단순당을 줄여야 하는데, 밀가루 등의 정제 탄수화물이나 당도 높은 과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대신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 등의 복합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며, 오메가3 지방산, 올리브오일, 생들기름 등을 통해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사 중 수분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식사 중 물을 마시거나 국에 밥을 말아서 먹다 보면 소화효소와 위산이 희석되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 최 원장은 식전 30분부터 식후 2시간 전까지는 가급적 수분 섭취를 자제하고, 이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보충할 것을 권했다. 연구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하루에 몸무게 1kg당 3.3ml 정도의 물은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흡수하기 위해서는 저녁식사를 가급적 오후 7~8시 전에 끝내고, 오후 11시 전에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 원장은 "밤 11시 전에 자야 야식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도 쉽고, 잠자는 동안 약간의 저혈당 상태가 유지되면서 뇌의 퇴행을 막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줄여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대한정주의학회 회장 최세환(서울성모신경외과 대표원장)